요즘 마음이 지칠 때마다 저는 넷플릭스에서 한국 드라마를 찾아보는데, 그중에서도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은 유난히 오래 기억에 남는 작품이었습니다. 초능력을 잃어버린 가족이라는 설정 뒤에 지극히 현실적인 고민과 상처가 숨겨져 있어 제 일상과 자연스럽게 겹쳐졌기 때문입니다. 화려한 장면은 많지 않지만, 잔잔한 대사와 눈빛이 지친 마음을 달래줘서 밤늦게까지 정주행하며 여러 번 울고 웃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실제로 시청하면서 느꼈던 인상을 중심으로 이 작품에 대해 정리해 보겠습니다.
히어로는아닙니다만 줄거리
히어로는아닙니다만 줄거리는 한때 특별한 초능력을 가졌지만 스트레스와 우울, 불면증 같은 현실적인 문제로 능력을 잃어버린 복씨 가족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예지몽을 꾸는 어머니, 시간을 되감는 능력을 가진 아버지, 공중 비행을 하던 누나 등 가족 구성원들은 각자 특별한 재능이 있었지만 일상에 지쳐 더 이상 힘을 쓰지 못하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수상한 과거를 지닌 인물 도다해가 집에 들어오면서 복씨 가족에게 특이한 일들이 벌어지게 됩니다. 저는 초반부에서 능력이 화려하게 쓰이는 장면보다, 능력을 잃은 뒤 서로에게 서툴게 기대어 사는 모습이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의 삶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더욱 공감이 됐습니다.
특히 주인공 복귀주가 과거의 상처 때문에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스스로를 자책하는 장면은, 실수를 반복해서 떠올리며 괴로워하는 제 모습과도 겹쳐져 마음이 먹먹했습니다. 이야기는 도다해의 비밀과 가족의 능력 상실 이유를 차츰 드러내면서, 결국 자신과 타인의 상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극복하며 현재를 살아가게 됩니다. 거창한 악당을 물리치는 영웅담이 아니라, 외면하고 싶었던 과거를 받아들이는 과정을 통해 현재를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에 대한 스스로 물음을 갖게 하였습니다.
일상영웅
제가 가장 인상 깊게 느낀 부분은 ‘일상 영웅’이라는 개념이 매우 가깝게 느껴졌다는 점입니다. 이 작품에서 영웅은 특별한 능력으로 세상을 구하는 사람이 아니라, 상처를 안고도 하루를 버텨내며 누군가의 곁을 지켜주는 존재로 그려집니다. 복귀주는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울과 상실로 인해 그 능력조차 무의미해진 상태로 등장합니다. 이 설정이 특히 현실적으로 느껴졌는데, 저 역시 감정이 무너졌을 때는 해야 할 일과 할 수 있는 일이 분명히 있음에도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던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드라마는 그런 상태에서도 다시 움직이게 만드는 힘이 무엇인지 묻습니다. 답은 거창하지 않습니다. 다해의 말 한마디, 가족과의 식사 시간, 누군가 나를 필요로 한다는 감정 같은 아주 작은 일상입니다. 저는 이 장면들을 보며 영웅이란 위기의 순간에 등장하는 존재가 아니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복씨 가족들이 각자의 결핍과 문제를 안은 채 서로를 챙기는 모습은, 완벽하지 않아도 관계를 유지하려는 태도 자체가 영웅적이라는 메시지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이 작품에서 일상 영웅은 특별한 누군가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버티며 살아가는 우리 자신이라고 느꼈습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하루를 견디고, 관계를 놓지 않으려는 선택이 이미 충분히 용기 있는 행동이라는 점에서 이 드라마는 제 일상을 다시 바라보게 만들었습니다.
서사구조
이 드라마의 서사 구조는 판타지 설정을 바탕으로 시작하지만, 실제 전개 방식은 에피소드형 가족 치유 드라마에 가깝습니다. 초반부에서는 복씨 가족이 왜 초능력을 잃게 되었는지, 그리고 도다해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이 가족에게 접근했는지를 둘러싼 미스터리가 서사의 중심을 이룹니다. 이 시기에는 시간 되감기, 예지몽, 능력 폭주 같은 장치들로 인해 서사에 긴장감을 만들어냅니다.
그러나 중반부로 접어들면서 도다해의 정체가 점차 드러나고, 갈등의 초점은 능력의 회복 여부가 아니라 각 인물이 안고 있던 상처와 가족 단절로 옮겨갑니다. 복귀주가 과거로 돌아가는 장면 역시 단순히 사건을 바꾸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그가 어떤 순간에서 멈춰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반복 구조로 활용됩니다. 저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편집을 통해 인물들이 왜 같은 선택을 반복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리고 그 선택이 어떤 감정에서 비롯되었는지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 구조 덕분에 후반부 인물들의 변화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인물감정
결말에서 아기가 복귀주를 현재로 데려오는 장면은, 이 작품이 끝내 도달하고자 했던 인물 감정을 가장 분명하게 드러냅니다. 복귀주는 그동안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능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현재를 살아갈 감정적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인물이었습니다. 그는 늘 “그때로 돌아가면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에 머물러 있었고, 그 이면에는 지금의 자신은 누군가와 함께 살아갈 자격이 없다는 자기부정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결말에서 등장하는 아기는 과거의 상처를 치유해 주는 존재가 아니라, 미래를 대표하는 존재입니다. 중요한 점은 복귀주가 스스로 돌아온 것이 아니라, 아기에 의해 현재로 이끌려 왔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그의 감정이 아직 완전히 치유된 것은 아니지만, 누군가의 삶을 책임져야 하는 위치에 서면서 비로소 현재에 머물 이유를 얻게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이 순간 복귀주의 감정은 후회에서 벗어나 책임으로 이동하며, “살아남아도 된다”는 감정에 처음으로 도달합니다.
그래서 상처를 지닌 채로도 미래를 선택할 수 있다는 감정, 과거를 바로잡지 않아도 현재를 살아갈 수 있다는 수용의 감정이 이 장면을 통해 완성됩니다. 이는 이 드라마가 말하는 가장 큰 인물감정의 핵심이라 생각합니다.
감동포인트
이 드라마의 감동포인트는 인물들이 스스로를 용서하고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작은 장면들에 있습니다. 예지몽에 집착하던 어머니가 결국 미래보다 현재의 행복을 선택하는 순간, 능력을 잃은 가족이 서로의 손을 잡고 평범한 하루를 소중히 여기기로 약속하는 장면에서 저는 특히 큰 울림을 느꼈습니다. 초능력이 돌아오느냐보다 상처를 안고도 함께 살아가겠다는 선택이 얼마나 용기 있는 일인지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시청을 마치고 난 뒤 제 일상을 돌아보면, 거창한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자주 깎아내렸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을 통해 작게나마 주변 사람들의 삶을 덜 힘들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임을 배웠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힘든 하루를 보낸 가족이나 친구에게 조금 더 먼저 연락하고, 나 자신에게도 오늘 잘 버텼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히어로는 아니지만 서로의 곁을 지키는 우리가 결국 이 시대의 영웅이라는 메시지가, 드라마를 본 뒤에도 오래 마음속에 남아 잔잔한 위로를 건네고 있습니다.
마치며
이 작품은 판타지 설정을 사용하지만 결국 평범한 사람들이 서로를 지키기 위해 애쓰는 마음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저는 이 드라마를 통해 일상 속에서 이미 누군가의 힘이 되어 주고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가고 싶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과장된 영웅담보다 소소한 위로가 필요한 분들, 가족과 자신을 이해하고 싶어 고민하는 분들께 꼭 추천하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또한 드라마를 통해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마음이 무거운 날, 복씨 가족의 여정을 함께 걸으며 자신만의 일상영웅을 떠올려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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